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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아카이브

106년 전통을 깬 날개, 벤틀리 로고의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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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의 새로운 로고 디자인

2025년 7월 1일, 벤틀리(Bentley)는 새로운 엠블럼을 공개하며 브랜드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1919년부터 사용되어 온 '윙드 B(Winged B)' 로고는 고급 자동차의 상징이자 벤틀리의 유산을 상징해 왔지만, 이번 리디자인은 단순한 조형의 변화를 넘어 디지털 시대와 미래 전략을 반영한 정체성의 재정의라 할 수 있다.

 

New Bentley Emblem

로고의 기원, 날개 달린 B

벤틀리의 오리지널 엠블럼은 1919년, F. Gordon Crosby가 디자인했으며 중앙의 'B'를 기준으로 펼쳐진 날개는 각각 다른 개수의 깃털을 가지고 있었고, 이 디테일은 벤틀리만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독창적인 요소로 오랫동안 유지되었다. 윙드 B는 속도, 자유, 고귀함이라는 개념을 담아내며 벤틀리의 엠블럼이 미학의 아이콘으로써 역할하도록 만들었다.

 

역사상 가장 대담한 리디자인

106년의 역사 상에서 이번 변화는 5번째 공식 리디자인이다. 1931년, 1990년, 2002년에 이어 등장한 이번 2025년 버전은 역대 가장 극적인 조형 변화를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새로운 로고 디자인이 벤틀리 내부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선정되었고, 최종 선정된 디자인이 한국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남영광 님에 의해 완성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역사에서 드문 일이며, 한국인 디자이너의 역량이 중심 무대로 올라선 상징적인 사건이다.

 

Bentley Emblem Evolution

 

새로운 윙드 B 엠블럼의 조형적 변화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1. 날개 형태의 변화

전통적인 곡선 기반의 깃털 형태는 완전히 배제되었고, 송골매의 각진 날개에서 영감을 받아 기존보다 더욱 날카롭게 강렬한 형태로 제작되었다. 날개 안쪽에는 기하학적 다이아몬드 패턴이 삽입되어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동시에, 하단의 불필요한 깃털을 제거하여 시각적 단순성과 현대적 비례감을 확보하였다.이는 장식적인 요소를 제거하여 모바일과 디지털 환경에서 로고가 또렷하게 인식되도록 제작되었다.

 

2. 중앙 'B'의 존재감 강화

중앙의 'B'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날개 없이 엠블럼 자체만으로 그래픽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재설계되었다. 중앙의 'B'는 고급 시계 디자인에서 볼 수 있는 고급스러운 디테일을 담아 가장자리의 엣지감을 살리고 표면의 입체감을 더해 단독 사용 시에도 브랜드 인식이 가능한 강한 심벌로 진화했다.

 

 

 

 

브랜드와 시대를 잇는 조형 언어

이번 리디자인은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니라, 벤틀리가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을 지키되 표현은 새롭게' 라는 원칙 아래, 벤틀리는 디지털 전환의 거대한 산업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고급스럽고 감각적인 브랜드로 남겠다는 의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벤틀리 디자인 디렉터 로빈 페이지는 말한다. "단순화와 정교함은 오늘날 디자인의 필수 요소다." 이는 벤틀리만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우리가 마주한 디자인 환경은 정보가 넘치고, 시선은 짧아지고, 인터페이스를 작아지고 있다. 그 속에서 덜어냄의 미하그로써 더 많은 메시지를 전하는 디자인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벤틀리 로고의 변화는 바로 그 시대적 디자인 감각을 보여주는 대표저긴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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